[동주] 시를 사랑한 윤동주, 세상을 사랑한 송몽규

2022. 11. 25. 13:18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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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부끄러움을 아는 건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동주는 자신의 무력함을 부끄럽다는 표현으로 내비칩니다. 소극적이고 섬세하고, 여린 동주의 감성이라면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사는 "부끄러움을 아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부끄러운 걸 모르는 게 더 부끄러운 것이다." 이 대사가 가슴을 울리게 했답니다. 자신의 부끄러움을 제대로 알고 느끼는 사람이 되어야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한 나의 말과 행동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참고로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참 좋아합니다. 시의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러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그 치운다." 학창 시절 교과서로 배울 때는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커서 어른이 된 후 다시 마주한 시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가슴 한편 이 절절해짐과 먹먹해지고 또 담담한 듯 울컥하게 만드는 이 시가 참으로 좋습니다. 여러분도 영화와 함께 시 한편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시를 사랑한 동주와 세상을 사랑한 몽규 

간도에서 태어난 윤동주(강하늘)와 송몽규(박정민)는 사촌지간이고 동갑으로 친구로 지내는 사이입니다. 이 둘의 성향은 조금 다릅니다. 엄격한 아버지 아래서 늘 소극적이지만 섬세하고 예술 그 자체를 사랑하며 나서기 보다 뒤로 물러나 있기를 좋아하는 윤동주였고, 송몽규는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향으로 앞장서서 행동하고 세상이 변화되기를 바랐습니다.  둘 다 글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윤동주는 시를 쓰고도 아버지 눈치를 보며 발표조차 하지 못하고, 송몽규는 신춘문예에 당당히 당선됩니다. 그런 몽규를 늘 부러워하는 동주였습니다. 둘의 성향 차이로 인해 의견 대립이 많았지만 또 그만큼 서로를 위해주고 항상 이해해 줍니다. 간도에서 교육을 받던 중 송몽규는 사회의 공산주의에 관심 갖고 이를 집중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나 독립운동에 참여하지만 독립운동가들 사이의 갈등에 대단히 실망하고 다시 간도로 돌아옵니다. 간도로 돌아온 송몽규는 윤동주에게 연희 전문대학으로 갈 것을 권하고 둘은 같이 경성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윤동주는 이여진(신윤주)의 소개로 정지용 시인을 만나게 되는 행운이 생깁니다. 당시 일본의 강요로 창씨개명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일제 강점기 억압에 불만이 많았던 송몽규는 정지용의 권유로 윤동주와 함께 유학길에 오르게 됩니다. 이 둘은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합니다. 일본에서 송몽규는 교토 제대에 합격하지만 윤동주는 불합격으로 도쿄에 있는 릿쿄대학에 입학하고 그곳에서 다카마쓰 교수와 쿠미(최희서)를 만나게 됩니다. 당시 조선어 원고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죄가 될 수 있는 사회였지만 동주의 시를 대단히 높이 평가했기에 조선어를 일본어로 번역하고 일어를 영어로 번역하여 영국에서 출간할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현실은 윤동주가 전쟁 훈련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수업 중 일본군이 들어와 강제로 삭발을 하고 더불어 전쟁은 점점 일제에게 불리하게 돌아갑니다. 일본은 대학 내에서 한인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더욱 강화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도쿄에서 다시 만난 송몽규는 한국인 학생 중 일본군 장교로 들어가 내부로부터 일제에 타격을 입힐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윤동주는 자신도 거기에 끼워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송몽규는 동주 몰래 학생 독립운동가들과 집회를 갖다가 일본 경찰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도망 중인 송몽규는 윤동주에 같이 떠나자고 합니다. 그러나 윤동주는 다음날 쿠미와의 약속 때문에 같이 떠나지 못하고 송몽규는 그날, 윤동주는 그다음 날 일본 경찰에 체포됩니다. 같이 잡혀간 윤동주는 송몽규의 사상에 동조하여 그의 그림자와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게 죄목이었습니다. 2년형을 선고받아 윤동주와 송몽규는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안에서 알 수 없는 주사를 맞으며 점차 죽어갑니다. 결국 윤동주가 먼저 죽고 송몽규는 면회 온 부친에게 절규하듯 부탁합니다. 여기에 있다 죽게 되면 실험실로 시체가 보내지니 제발 자신과 윤동주의 시신을 잘 수습해달라고 말입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송몽규도 형무소에서 곧 생을 마감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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